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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센터장 인터뷰] 개인·사회적 문제로 돌리지만…게임 자체도 과몰입 부추겨
작성자 강서아이윌센터 작성일 2019-07-15 조회수 2469
<h1 class="headline mg" id="article_title">개인·사회적 문제로 돌리지만…게임 자체도 과몰입 부추겨</h1>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입력 : 2019.07.15 06:00 수정 : 2019.07.15 06:02


심층진단 게임중독 (상)

개인·사회적 문제로 돌리지만…게임 자체도 과몰입 부추겨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 즉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한 뒤 거센 논란이 이어졌다. 게임업계 등에선 WHO의 이번 결정이 게임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몰입의 근본적 이유는 게임이 아니라 개인적·사회적 문제에 있는데, 게임을 마치 중독물질처럼 보는 건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질병 분류에 찬성하는 측은 과몰입의 원인이 다양한 건 맞지만 게임도 분명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때로는 게임이 과몰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WHO 결정의 핵심은 게임이 나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중독적으로 사용해 일상을 잃어버린 사례를 질병으로 분류하고 의학적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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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개인·사회적 특성이 과몰입 불러</b> 

상담전문가나 일부 의료인들은 과몰입에는 개인적인 특성과 가정·사회의 여건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성격상 무언가에 빠지기 쉬운 이들이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과 만날 경우 과몰입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세운 상담기관인 ‘강서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아이윌센터)의 이승미 센터장은 자존감이나 자기조절력이 약한 이들을 예로 들었다. 이 센터장은 “게임에 과몰입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다수 자존감이 낮은 상태였고 결핍된 욕구가 있었다”라며 “또 계획적이기보다 충동적인 성격을 지니고, 자기조절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 분류는 낙인찍기” 
자존감·조절력 약한 이들
부모의 강압적인 통제 등 
스트레스 주는 환경 만나면
꼭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무엇에든 과몰입하기 쉬워

부모의 양육방식도 특정 행위에 과다하게 몰입하는 배경이 된다. 이 센터장은 “부모가 맞벌이하는 가정에서 아이가 홀로 있거나 방임되는 경우, 또 부모가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경우에 무언가에 깊이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업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에도 과몰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과몰입의 대상은 게임 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음란물 등 여러 종류가 될 수 있다.

중독의 원인이 이처럼 다양하다는 점은 게임이용장애의 질병 분류를 반대하는 게임업계의 논리적 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들은 과몰입에는 개인적·사회적 문제의 영향이 크고, 몰입하는 대상도 게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게임에 대한 과도한 비판을 경계한다. “SNS에 중독될 수도 있는데 게임에만 (질병이란) 낙인을 찍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b>■ 게임 자체가 과몰입의 한 이유</b>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를 찬성하는 측도 과몰입을 유발하는 원인에 개인적·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은 게임도 분명 복합적인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배경에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순 없다는 것이다. WHO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한 이해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다른 과몰입 행위보다 게임으로 인한 피해가 유독 많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게임은 현재 대다수 아이들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고, 충동이 조절되지 않는 이들이 대거 의료기관을 찾아와 임상 사례가 충분히 쌓이게 됐다”며 “SNS와 같은 것들도 심각해지면 병으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게임과 비교할 때 아직 충분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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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class="strapline">“게임업체들이 과몰입 유도” 
접속 대가로 보상 주는 등
습관적 이용 적극 부추겨 
대다수 아이들의 취미로서
게임에 의한 피해 유독 많아 
부작용 개선 노력 강화해야</b>


특히 최근 게임들이 이용자들의 과몰입을 적극적으로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김환민 게임개발자연대 사무국장은 게임회사들의 ‘리텐션 마케팅’(한번 붙잡은 고객을 계속 붙잡게 하는 전략)을 예로 소개했다. 그는 “요즘 게임은 주말이 되면 캐릭터의 체력을 2배로 올려줘 게임 시간을 2배 늘리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게임하는 이들에게 대놓고 ‘번아웃(Burn out·체력이 소진된 상태)하라’고 홍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게임에 매일 접속하는 대가로 아이템을 주기도 하기에 ‘오늘 안 가면 보상을 놓치는 것 아닐까’ 싶어 게임에 습관적으로 접속하는 이용자도 많다고 전했다.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계속 돈을 투입하는 뽑기 구조인 ‘확률형 아이템’이나 아이템의 현금거래 문제도 여전하다. 일부 게임들은 돈을 내거나 시간을 투자하면 이용자에게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여기서 나오는 희귀 아이템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수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아이템을 뽑기 위해 게임에 지속적으로 몰입하는 이유다. 최근 인기 게임 중에는 아이템을 다른 이에게 건넬 수 없게 만들어놓은 뒤 유료 아이템을 사용하면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것도 있다.


<b>■ “질병 분류 상관없이 부작용 개선해야”</b> 

게임업계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해도 게임의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해국 교수는 “게임이용장애의 질병 분류 움직임이 일어난 것은 그간 이 문제를 게임산업 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일부 부작용 정도로 보고 대응한 현재의 체계가 실패했음을 의미한다”며 “‘조심하고 예방하자’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환민 사무국장은 “게임산업은 현실에선 주류로 이미 올라왔지만 과몰입으로 인한 피해를 지적하면 늘 책임 회피에 바빴다”며 “지금이라도 게임의 문제를 풀어갈 방법을 시민사회와 함께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중독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자 정부는 이달 중 민관협의체를 출범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게임 과몰입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며 게임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국민들의 정확한 판단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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